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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작성일 2001-05-06 (일) 09:17
출연 문성근, 이정현, 추상미, 설경구
장선우
ㆍ조회: 1489  
[꽃잎]


5.5
 최윤의「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재독한 후, 이를 영화화한 장선우의 <꽃잎
>을 보러 단성사에 가다.
 내가 이제껏 본 840여 편의 영화중 이번처럼 영화보며 펑펑 울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가슴이 메이도록 울컥울컥 치밀어오르는 눈물과 콧물은 10여분 간 계속 지속되었는데, 눈물
을 볼에서 닦아내면 새로운 눈물은 넘실대고….
 이 영화의 원작이된 최윤씨의 <저기 소리없이…>는 지극히 선적이고 면적인 '서술'로 이
루어져 있다. 인부 장씨, 광주의 아픈 상처를 갖고사는 소녀, 그리고 소녀를 찾는 우리(소녀
의 오빠 친구들), 이 셋의 시점으로 소설은 독백에 가까운 넋두리가 단조롭게 진행되어 나
간다. 그럼에도 그 속에는 아름다운 문체가 살아있고 그 문체는 은유로 감춰져 있어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과연 어
떤식으로 이 평면적인 틀을 깨서 공간화해내었는지 그 비밀을 알고싶어 몸서리쳤다. 이와
비슷한 궁금중을 유발시켰던 이문열의 <구로 아리랑>이 박광수 감독에 의해 훌륭히 영화화
되었듯이 나는 이번에도 장선우 감독의 역량이 <꽃잎>을 활짝 피우게 할 것을 굳게 믿었
다. 오늘 그 호기심의 문은 열렸고 영화는 역시나 내 기대치의 점수를 훨씬 뛰어넘어 흡족
한 만족을 주었다. "일곱 번 웃기고 세 번 울리는 영화로 선보이겠다"는 감독의 말대로 <꽃
잎>은 너무 냄새나게 침울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조심조심 관객의 집중을 모아 나갔다. 그렇
게 형성된 감정은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범람하고, 괜히 쓸데없이 웃어대던 관객(나는 이미
원작을 읽은 터라 그 어느 장면에서도 쉬이 웃을 수 없었다. 모두들 웃어제끼며 좋아하던
장면은 오히려 울었어야 할 가슴아픈 장면들이다)들은 저도 모르는 격정에 의아해하기 시작
했다. 소녀가 묘소 앞에 앉아 중얼거리며 광주를 회상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숨을 죽였고
소녀가 흰자위를 내보이며 신들린 듯 몸서리 칠 때에는 아예 숨을 멈춰버렸다. 흑백으로 처
리된 광주항쟁 장면이 좋았고(특히 소녀가 죽어가는 엄마의 굳은 손을 짓밟고 도망가는 씬
을 클로즈업시켜 되보여주는 장면) 많은 대사대신 생략과 암시로 처리한 대부분의 장면처리
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원작에는 없는 애국가가 삽입된 장면(#시장)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
고 섬뜩한 몇 개의 장면(#기차 유리창에서의 환영, 묘지에서의 광주회상 등)이 오래도록 인
상에 남는다. 또한 <너에게 나를 보낸다>에서도 선보였던 애니메이션 처리도 맘에 들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흡족했던 건 생전 처음 들이미는 얼굴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신예
이정현의 믿을 수 없는 연기력이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정선경에서 받았던 놀라움은
아예 기억이 부끄러울 정도. 그녀는 소설에서나 가능한 원작의 표현인 '붉은 웃음'을 실제로
스크린에 지어보임으로써 차후 한국영화의 미래를 밝게하는 믿음을 선사했다. 이러한 믿음
에 먹칠을 가했던 사운드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국영화의 미래는 무궁하리라.(<꽃잎>은
가급적 대사를 생략하고 어쩔 수 없이 요구되는 의미부에만 대사를 실어놓았는데 이런 몇
안되는 대사에도 불구하고 사운드는 웅웅거려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욕이나 좀 알아들
을 수 있을까. 특히 소녀가 내뱉는 대개의 독백들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핵심어구인데도
시종 미친 여자의 중얼거림으로밖에는 전달되지 못한다. 그러니 관객은 섭취했어야 할 의미
부에서 연결고리를 잃어버리고 진정한 영화집중은 놓친 채 웃음거리만 찾았던 것이다)  
 이래저래 아쉽지만 <꽃잎>에는 한국인이라면 꼭 알고있어야 할 진실의 역사 한 페이지가
담겨져있다.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젊은이들, 그저 바람따라 들려온 소문만을 믿으며
왜곡된 역사의 곁을 스쳐간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
은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참 진실을 인지하고 80년 봄 광주에서 꽃잎처럼 소리없이 저간 외
로운 영혼의 넋을 한 번쯤은 생각해 주었음 한다.  [소설:★★★★☆/영화:★★★★☆]


 
번호     영화명  감독 출연 조회
91 [타락천사]

금성무 1413
90 [위험한 아이들]

미셸파이퍼 1468
89 [꼬마유령 캐스퍼]

1257
88 [은행나무 침대]

한석규, 진희경 1465
87 [꽃잎]

문성근, 이정현, 추상미, 설경구 1489
86 [화분]

하명중, 남궁원, 최지희, 윤소라, 여운계 1429
85 [안개마을]

정윤희, 안성기, 이예민, 김지영, 박지훈 1467
84 "꽃잎"개봉 소식과 훈련소 가기 3일전

1492
83 [러브 스토리]

배창호 1471
82 [알파빌]

1412
81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제임스스튜어트, 도나니드,라이오넬배리모어,토마스미첼 1498
80 [작은 신의 아이들]

1210
79 [신불료정]

이동승 1270
78 [앤젤 하트]

미키루크 1252
77 [제 3의 사나이]

오손웰즈 1352
76 [네미시스]

1267
75 [분노의 저격자][돈을 갖고 튀어라]

1591
74 [쉘부르의 우산]

까뜨린느 드뇌브 1428
73 [욕망 (Blowup)]

데이빗헤밍스, 바네사레드그레이브, 피터보울스 1346
72 [도둑과 시인]과 레코드판

최재성, 강문영 1631
1234567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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