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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작성일 2000-12-31 (일) 10:52
ㆍ조회: 1545  
[뮬란]



9.19

이어 <뮬란>을 보다.
디즈니는 어찌 된 일인지 <라이언 킹>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그 때문일까? 디즈니의 전략은 <라이언 킹>으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다. <라이언 킹>의 남성성장 내러티브를 <뮬란>에선 대신 여성의 이야기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더하여 아시아를 영화속으로 끌어들이면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 헐리우드에서 유행처럼 애용되고 있는 가족휴머니즘도 보인다.
어찌됐 건 <뮬란>은 꽤 만족스런 결과를 얻고 있는 듯 하다.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긍정적인 대답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입소문에 못견뎌 뒤늦게 보았던 나도 <뮬란>이 전해준 감동에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뮬란>에서의 최고의 명장면을 뽑으라면 단연 설원 시퀀스일 것이다. 훈족의 기마부대와 뮬란 부대의 격돌과 이들이 설원에 휩쓸려가는 장면은 만화도 스펙터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또 <인어공주>의 조연캐릭터 이후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하는 무슈(미니 용)와 크리키(귀뚜라미) 등이 보여주는 애교 섞인 코미디는 아카데미 조연상이라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쾌했다.
스펙터클한 장면과 보조 캐릭터가 <뮬란>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이유였다면 <뮬란>이 감동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제껏 디즈니가 신경쓰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여성캐릭터의 등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뮬란> 이전엔 대개 남성에 종속되거나 남성에 의해 행복을 얻는 여성캐릭터였다. 반면 <뮬란>은 이것에서 빗겨난 능동적인 여성이 등장해, 가부장적인 남성사회 속을 헤집고 들어가 여성의 목소리를 던지려 한다. 이 힘겨운 몸부림을 보며 사람들은 감동을 얻었던 것일 게다.
그러나 문제는 그 감동에 연민의 감정이 많이 배어있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뮬란> 속의 뮬란이 했던 위대한 행동은 그저, '남성이 하지 못한 일을 연약한 여성이 해냈다는 것' 이상은 없다. 그리고 마지막에 뮬란은 결국 집으로 돌아와 예전처럼 딸이 됨을 볼 수 있다. 또 샹의 등장은 많은 걸 암시(둘의 결혼이라든지)한다. 다행인 것은 영화가 여기서 끝났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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