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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김진민
작성일 2004-01-30 (금) 07:52
출연 이은주, 이범수, 봉태규, 변희봉, 전인권
2004
ㆍ조회: 2989  
[안녕! 유에프오]

1.6
허리우드극장에서 일반시사회로 <안녕! 유에프오>를 보다.



<안녕! 유에프오>는 근작 <보리울의 여름>과 같은 유의 착한 영화이다. 보잘 것 없고 하찮아 보이던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착한 인물을 담는 이 영화는 서울과 강북 경기도의 경계에 있는 구파발이 배경이며 늘상 대하는 버스와 골목이 자주 등장한다. 그에 못지 않게 자고 먹는 장면도 빈번히 나온다.(봉태규의 소시민적 캐릭터가 잘 살아있다. 특히 오이를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능청맞게도 디테일이 잘 잡혀있다) 또 마을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나와 훌라우프를 돌리는 여자와 유도복을 입은 엉뚱한 소년, 노인 등이 프레임에 종종 등장한다. 이러한 지극히 일상적이기에 더욱 낯설어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은 마치 허우 샤오시엔의 <동동의 여름방학>과도 같다. 좋다. 이러한 욕심없음의 인물과 풍경들.



하지만 착한 사람에게서 생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재미없음과 무능을 발견하게 될 때처럼 <안녕! 유에프오>는 그와의 접촉이 오래될수록 따분함이 가중된다. 일상을 잘 담은 영화에서 흔히 기대되는 독특한 그곳의 공기(가령 여름의 나른함이라든가, 시골의 청량함)도 없고 특이해 보이는 일상의 캐릭터에서도 그의 사연에 관객이 스스로 귀기울여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지 않는다.        



문제는 애초 기초공사의 잘못에 있는 것 같다. <안녕! 유에프오>에는 영화적 허용으로 봐줄 수 없는 무수히 잘못된 설정이 영화의 골조를 이루고 있다. 영화에서 상현(이범수)은 경우(이은주)에게 1인 3역 역할을 한다. 버스운전기사, 심야라디오 진행자 박상현, 그리고 전파사 직원 박평구. 한편 경우는 시각장애자다. 시각장애자는 보통 청각이 발달되어 있을 것인데 경우는 3가지 역할을 하는 상현의 정체를 전혀 파악해내지 못한다. 상현이 목소리를 다르게 내는 것도 아니고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그가 아무리 톤을 달리해도 금방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은 끝까지 둘만의 숨바꼭질을 한다. 관객은 이미 찾아냈는데도 들켜버린 그들은 시나리오 곧이곧대로 움직인다. 한편 경우가 부친 사연엽서를 상현은 우체국에 가서 받아내는(냈다는) 장면이 거듭 나오는데 과연 우체국에서 그것을 쉽게 내줄리 있을까?  



시각장애자와 유에프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 땐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우 주변사람들은 유에프오에 대해 마치 (심하게 말해)정신병원 환자들처럼 관심 갖고 경우는 시각장애자 캐릭터의 다양한 영역을 넓혀 보여주지 못한다. 시각장애자로서의 흥미로운 면을 보여 줄 수 있던 전화상담소 직원의 장면도 그 할애된 비중이 극히 적다. 그러니 무늬만 시각장애자이고 제목만 유에프오다.



이은주가 종점에 멈춰선 버스의 쓸쓸한 조명 아래, 이 곡만 듣고 내리겠다며 듣는 전원석의 <떠나지마>가 있는 장면처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순간이 <안녕! 유에프오>에는 많지 않다.  [★]

※덧붙이기
1.영상 매체에 얼굴 노출을 꺼리는 전인권이 출연한다. 이은주와의 사적 친분 때문에 가능했다고. 그의 잠깐 출연은 UFO 출연만큼이나 깜짝스럽고 반갑다.  

2. 초반에 볼 수 있는 이은주의 시각장애자용 지팡이에는 셀프프로듀서로 유명한 기따시의 유유자적군이 매달려 있다.




안녕! 유에프오 (2003)  
2004년 01월 30일/ 연소자 관람가/ 105분 / 코미디,로맨스/ 한국

감독  :  김 진민
출연  :  이 범수(상현), 이 은주(경우), 봉 태규(상규), 변 희봉(복덕방 노인), 권 혁풍(아버지), 김 응수(주인 아저씨), 김 선화(주인 아줌마), 전 재형(유도복), 이 승훈(병훈), 고 서희(미란), 김 민교(정태), 손 영순(종점 할머니), 김 영재(정훈), 전 인권(특별출연)
각본  :  김 지혜, 이 해준, 이 해영
제작  :  김 재원
촬영  :  이 두만
편집  :  김 현
음악  :  김 태성
미술  :  이 진호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번호     영화명  감독 출연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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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태극기 휘날리며 (TAEGUKKI)]

강제규

장동건, 원빈, 이은주, 공형진, 최민식 3835
4 [안녕! 유에프오]

김진민

이은주, 이범수, 봉태규, 변희봉, 전인권 2989
3 [말죽거리 잔혹사]

유하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김인권, 이종혁 3580
2 [빙우 (氷雨)]

김은숙

김하늘, 이성재, 송승헌, 유해진, 김정학 2882
1 [내 사랑 싸가지]

신동엽

하지원, 김재원, 김태현, 한민, 한성식 4048
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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