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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크리스토퍼 놀란
작성일 2002-08-10 (토) 23:44
ㆍ조회: 2041  
[인썸니아 (Insomnia)]

7.30
기자시사회로 <인썸니아>(불면증)를 보다.



월차여서 함께 한 K는 영화제목과는 반대로 잘 자고 있었다.(조용한 것으로 보아 그렇게 판단되었음) 나는 그런 그가 신경 쓰여, 솔직히 영화에 몰두할 수 없었다.(자세한 내막은 회피)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매력적이다.(1995년 노르웨이 영화 [INSOMNIA]가 원작) 낮만 계속되는 '백야' 때의 살인사건이라니. 게다가 그 때문에 생기는 불면증. 나도 예전에 백야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과학지식이 부족해 이것이 백야였는지, 아님 일식인지, 월식인지, 꿈인지, 착각인지는 설명 할 길 없지만 암튼 저녁때인데도 밖이 훤해 동네 애들이랑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부디 이것이 착각이 아니길) 그 때를 떠올리면 묘한 기분이 든다. 그런 기분이 좋긴 했지만, 그런데 만일 백야현상처럼 매일 낮만 계속되었다면 아마 나는 미치고 말았을 것이다. <인썸니아>의 형사도 백야로 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아, 흥미롭다.



<메멘토>에서 단기 기억상실증(short-term memory loss)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던 크리스토퍼 놀란은 헐리우드의 대자본으로 만든 <인썸니아>에서 안정된 연출을 보여줌으로써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러냈다. 그러나 아직 그에게서 어떤 깊이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복합적인 상황의 끈을 한 곳에 모으지 못하고 더러 몇 개는 헐거워져 있었다. 하지만 발상과 기교의 영화였던 <메멘토>를 생각하자면 많이 깊어짐이 느껴진다. 창의적인 힘은 줄었지만. 앞으로 놀란 감독이 상업성이 우선시 되는 헐리우드 시장에서, 센이 된 치히로가 되지 않기 위해선 창조성 놀랍던 초심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번 영화에선 알 파치노라는 관록의 배우가 있었기에 줄이 끊어지지 않고 당겨져 있을 수 있었다. 백야로 인해 겪게되는 피로와 불면증, 감각의 무뎌짐,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등의 복합적인 심신상태를 알 파치노는 관객에게 그대로 전염시켜 버린다. (혹여라도 니콜라스 케이지의 피곤해 뵈는 얼굴상상은 금물) 반면 내가 이유 없이 젤 싫어하는 배우 로빈 윌리암스는 '역시'였다. 그는 더 팽팽해져도 모자랄 영화를 자꾸 희극화 시킨다. 다면성을 보여주지 못한 로빈의 연기는 형사와 싸움을 벌여야 하는 지능범으로써 커다란 흠이었다. (알파치노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로빈윌리엄스의 연기에 대해 '아이들의 장난'이라는 혹평을 했다고 한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한편 "좋은 경찰은 수사 때문에, 나쁜 경찰은 죄책감 때문에 잠을 못 자죠"라는 근사한 대사를 날리는 힐러리 스웽크(앨리벌 역)의 연기는 알 파치노와 함께 <인썸니아>를 될성싶은 스릴러가 될 수 있게끔 한다.



불만 있었지만 <인썸니아>는 흥미로움을 던져준 영화였다. 그리고 머리가 그렇게 좋지 않은 나이기에 한 번 더 봤으면 싶다. 그러면 더 많은 걸 발견하고 느낄 것만 같다. 어쨌거나 두 번 보고 싶은 영화이다.  [★★★]  




인썸니아  (Insomnia ,2002)

CAST
- 알 파치노 : 도머
- 로빈 윌리엄스 : 핀치
- 힐러리 스웽크 : 엘리
- 마우라 티어니 : 레이첼
- 마틴 도노반 : 햅
- 니키 캐트 : 프레드
- 조나단 잭슨 : 랜디
- 캐서린 이자벨 : 타냐

STAFF
- 각본 : 힐러리 사이츠
- 제작 : 조지 클루니
- 제작 : 스티븐 소더버그
- 촬영 : 월리 파이스터
- 편집 : 도디 돈
- 음악 : 데이빗 줄리언
- 미술 : 네이단 크롤리

개봉: 2002/08/15
등급: 15세이상
시간: 118분
쟝르: 스릴러,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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