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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김태규
작성일 2002-07-21 (일) 16:47
ㆍ조회: 2731  
[긴급조치 19호]

7.10
시사회로 <긴급조치 19호>를 보다.



분노할만한 이데올로기 없는 시대에 나온 <긴급조치 19호>는 십대들의 비중 높은 관심대
상인 가수들을 못살게 군다. 그들이 노래를 못 부르게 하는 것. 대중들도 더 이상 노래를 들
을 수 없다. 가수들이 정권을 장악하는 세계 추세를 우려한 정부가, 계엄령과 같은 이른바
긴급조치 19호를 발동시켰기 때문.



영화의 첫 장면은 광주항쟁 당시의 자료화면을 활용해 긴급조치 19호를 설득시킨다. 정말
불쾌한 장면이다. 서세원다운 발상이다. 빈약한 상상력이다. 그가 정작 노리는 것은 극중 대
사(가령, "나훈아가 출마하면 잡초같은 인생 ○명이 움직입니다, 각하")에도 나오듯이 자신
이 좋아하는 가수(신화, 핑클, 베이비복스, 샤크라, 클릭B, 강타 등)를 보기 위해 그 팬 중의
일부라도 극장을 찾아준다면 영화는 본전은 뽑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서세원이
그따위로 돈버는 방식이 싫다. <조폭마누라>의 성공에 힘입어 그와 유사한 <네발가락>을
시간차 공격으로 내놓은 것이나 고결한 영혼의 피의 투쟁인 광주항쟁을 빈 졸속기획, <긴급
조치 19>를 뻔뻔하게 만든 것은 한국영화의 진정한 발전을 생각하는 제작자라면 철저히 지
양해야 옳았다.    



어쨌거나 영화는 밀어 부치고 제법 웃긴다. 많은 가수들이 대거 출연함에도 단순 까메오
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 내러티브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쪽에선 연예계의 병
폐를 비판하는 신랄한 장면도 있다. 코미디 감각이 살아있는 장면도 있다. 또 간만에 존재증
명을 하는 가수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송은이가 진주로 둔갑하는 장면이나 개그맨으로 분
류된 캔, 성악가 김동규가 몰래 트롯트 부르는 장면, 비인기 가수 또는 무명가수의 설움과
비애, 이주노가 오노된 사연, 싸이의 자기 조소 등은 재밌거나 씁쓸한 연민이 드는 볼만한
장면이다.      



문제는 토크쇼를 끝낼 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때문에 끝을 내야 하는 마지막 부분에선 다
져지지 못한 내러티브가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작위적 감동 주입이 난무하고 말도 안 되는
어색한 화해가 얼렁뚱땅 진행된다. 수습치곤 참 궁색하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을
진대 영화는 그저 한바탕 웃고 말면 그만이다고 말한다. 서세원이여,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
인가?  [★★]      









CAST
- 공효진 : 민지
- 노주현 : 비서실장
- 김장훈 : 김장훈
- 홍경민 : 홍경민
- 주영훈 : 주영훈

STAFF
- 각본 : 김은태
- 촬영 : 황서식
- 편집 : 박순덕
- 음악 : 주영훈

개봉: 2002/07/19
등급: 15세이상
시간: 95분
쟝르: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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