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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마크 포스터
작성일 2002-10-20 (일) 18:35
ㆍ조회: 1624  
[몬스터 볼 (Monster's Ball)]

10.4
칙칙한 드림시네마에서 시사회로 <몬스터 볼>을 보다.



한 배우에게 넋 놓고 본 영화, <몬스터 볼>.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여자겠지, 하고 단정지어버리겠지만 이번만큼은 틀렸다. 남자다! 남자!!! 상영 내내 눈 떼지 못하고 빌리 밥 손튼의 소요음영(逍遙吟詠; 천천히 거닐며 시가를 읊조림)하는 정취에 침 질질 흘려가며 감탄을 연발했다. 어쩜, 어쩜. 저렇게 멋있을 수가….



영화 <몬스터 볼>은 빌리 밥 손튼을 닮아 조용조용하다. 그러면서 예기치 않은 피붙이의 사고로 방전되었던 삶의 에너지를 찾아가는 남녀를 보여준다. 손튼과 할리 베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이 원기회복의 드라마는 삶의 바닥을 담담히 응시하며 관객의 가슴을 조금씩 적신다. 워낙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쉬이 감성이 젖어버렸는데 다른 관객들은 아마도 하품으로 인해 눈썹이 더 먼저 젖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뒤늦게 일기를 쓴 때문에 참고삼아 영화매체 기자의 글 10여 개를 읽어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할리 베리의 연기 칭찬과 섹스신을 빠뜨리지 않았다. 난 할리 베리의 몸이 훌륭하다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연기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서 할리 베리 때문에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한 니콜 키드먼(<물랑루즈>)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흑흑. 불쌍한 니콜. 원래 트로피는 당신 꺼요.  



한편 문제의 5분 섹스신은 훌륭하다. 유희의 섹스가 아닌 치유의 섹스를 그들은 몸언어로 잘 전달했다. 왜 우리 영화에선 저런 품격 있는 정사씬을 보기 힘든 걸까. 격렬하거나 도발적이거나 홀로 만족적인 섹스씬은 잘하면서도 쌍방향 소통적인 섹스신은 잘 표현이 안되고 있다. 앞으론 잘 좀 하자.  [★★★☆]  



※덧붙임
1. 영화의 제목인 '몬스터 볼'은 '드레곤 볼'이나 괴물 '몬스터' 같은 게 아니라 '사형수를 위해 형 집행 전날 밤 열어주는 파티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2. 사형수 로렌스 역은 'I'll be missingyou'로 그래미상을 차지했던 퍼프 대디가 연기했다. 오~ 당신 정말 훌륭했소.




몬스터 볼 (Monster's Ball, 2001)  
2002년 10월 25일 개봉/ 18세 이상/ 112분 / 드라마/ 미국

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할리 베리(레티샤), 빌리 밥 손튼(행크), 헤쓰 레저(소니), 퍼프 대디(로렌스), 피터 보일)(버크)
각본  : 마일로 애디카, 윌 로코스
제작  : 에릭 코펠로프
촬영  : 로베르토 스채퍼
편집  : 맷 치즈
미술  : 몬로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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