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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김성욱
작성일 2007-05-08 (화) 16:03
출연 김수미, 임채무, 유진, 하석진, 윤다훈, 안연홍
ㆍ조회: 2772  
[못말리는 결혼]

4.30
롯데시네마 애비뉴엘점(명동)에서 기자시사로 <못 말리는 결혼>을 보다.



S.E.S. 출신 유진의 영화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은 <못 말리는 결혼>. 드라마와 뮤지컬로 영역을 넓혔던 유진은 자신의 노래 'Dream Come true'처럼 영화의 꿈도 이루게 되었다. 신고식은 환영할만하다. 자신의 외적 장점을 잘 소비하고 있으며 연기도 안정적이다.  



<못 말리는 결혼>은 부모의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에 이르는 청춘남녀 이야기. 500만 흥행을 일궈낸 <가문의 영광> 김영찬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선생 김봉두> 조감독 출신 김성우 감독이 연출했다. 이들은 판이하게 다른 두 집안이 맺어지는 과정을 '럭셔리 홈 코미디'를 표방하며 보여준다.



초반은 좋지 않다. 머리를 쓸어 올리며 유진이 소개되거나 넘어지며 키스를 하게 되는 등 진부한 표현들이 즐비하다. 만남에서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더욱 비약이 심하다. 부잣집 도련님이 자신이 한 실수에 대해 함구하는 조건으로 은호(유진 분)와 계약을 맺고 종이공예를 배우게 되거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기백(하석진 분)이 있는 나이트까지 찾아가 은호가 춤을 추게 되고 급기야 집안 인사까지 가게 되는 등 은호와 기백을 연결시키기 위한 대부분의 장면은 납득이 쉬이 가지 않는다. 로맨틱코미디라는 애교로도 봐줄 수 없는 것이다.  



역시 잘 나야 백마 탄 훈남을 만날 수 있다는 결국의 정답도 로맨틱코미디에서 기대하기 마련인 현실가능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은호에게는 로맨틱코미디에서 흔한 루저 친구조차 하나 없다. 그녀는 주변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이미 어학과 스포츠, 미술과 미모 등 다방면에서 완벽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가난? 그것도 사실 거짓말이다. 은호의 주거지가 촬영된 곳은 삼청동(북촌 한옥마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강북 삼청동은 강남 청담동 못지 않게 잘 사는 동네다. 물론 영화 상에서 그에 대한 정보는 읽을 수는 없지만 은호의 집안이 잘못 그려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집안 사정도 파악하고 남자의 능력까지 다 맛본 마당에 은호가 단지 사랑 때문에 결혼하려는 듯이 행동하는 이유도 헤아리기 힘들다.  



자극적인 키스신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년의 키스씬이 흔치 않은 한국영화에서 김수미 임채무의 강도 높은 키스씬은 일단 흥미롭다. 그러나 임채무 하석진의 동성 키스는 상업성에 발목 잡힌 일시적인 눈요깃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재혼을 앞둔 윤다훈 안연홍의 키스와 유진 하석진의 패러글라이더 속 키스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못 말리는 결혼>은 어쨌든 웃기고 감동도 준다. 이는 그러나 대부분 김수미에게서 나온다. 김수미는 코미디에 지나치게 소비되고 있지 않나 싶은 기우를 날려 버리고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된다. 김수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을 파고들어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그녀 장기인 욕 대사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영어 욕'은 욕의 다양한 세계를 체험케 하며 배꼽잡게 한다. 아마도 "올 투게더 솃", "해피 솃" 등 '솃' 욕 시리즈가 한동안 유행될 듯하다.

욕 연기도 훌륭하지만 김수미의 진가는 심말년 캐릭터에서 나온다. 우리네 억척엄마의 인생을 보여주는 대목에선 눈시울이 다 붉어질 정도다. 청국장을 먹는 장면이나 순수하게 웃는 게 싫었다며 은호를 반대했던 이유를 밝히는 장면은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 임채무의 모레노 심판이 다시 한번 이유없이 소비되는 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데 막판에 다른 영화 하던 것처럼 놀랄만한 인물(죄민수)을 등장시킨 점 등은 나름 즐거웠던 영화에 찬물을 도로 끼얹는다. 담백하게 유진과 하석진의 이야기로 끝냈다면 보다 친근한 홈 코미디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


 
※덧붙이기
주제곡 '깊은 밤을 날아서'는 씨야의 남규리가 불렀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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