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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송일곤
작성일 2001-11-29 (목) 17:36
ㆍ조회: 1675  
[꽃섬 (Flower Island)]

11.21    
 검색엔진에서 '꽃섬'을 찾아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었다. <무진기행>에서 김승옥이 '무
진'을 실제 공간인 것처럼 매력적으로 둔갑시켰듯이, 송일곤 감독 또한 '꽃섬'이라는 판타지의 공
간을 <꽃섬> 속에 등장시켜 달콤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사실을 안 이상 <꽃섬>은 이
만희의 <삼포가는 길> 같은 뭉클한 감동이 더한다.



 로드무비 형식을 통해 세 여인이 바라보는, 21세기 한국의 모습은 여전히 정체된 낡음이다. 경제
적 궁핍으로 인한 주부 매춘, 죄의식 없는 낙태, 그리고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후미진 골목길의 간
판 같은 인생들.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묘사했듯, 여전히 한국사회엔 길 떠나는 인생들이 바람
부는 데로 등 떠밀려 다닌다.



 어제 갑작스레 추워진 퇴근길에 거지를 보았다.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 그 사내는 얼굴이 새까맸
다. 을지로 전철역에서 보던 비교적 안정적이고 말끔해 뵈는 거지와는 달리 그는 위태로워 보였
다. 계속 걷기만 하는 그의 삶은 유한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그의 과거는 처음부터 선택
받지 못한 출발이었을까? 조금 더 정부가 사려 깊다면 그 사내의 정처 없는 발길을 쉬게 할 수 있
을텐데. 그리고 혜나와 같은 아이도 엄마의 품에서 사랑을 받고 살아갈텐데….  



 꽃섬으로 가는 그들의 고된 여정 속엔 바라보기 부럽기도 한 구석이 많았다. 혜나와 옥남이 군고
구마를 먹을 때, 유진이 혜나의 어머니 소식을 엿들을 때, 그녀들이 불꽃놀이를 할 때…, 여자들만
의 교감과 우정의 진정한 힘에 옅게 미소지을 수 있었다.  



 여자들의 유대감을 돋보이게 하는 데 한 몫 하는 서주희 씨의 연기는 참으로 놀랍다. 그녀를 처
음 대하는 사람은 아마추어에게서 보는 자연스런 연기라 생각하겠지만 1인극 <버자이너 모놀로
그>를 먼저 대한 나로선 그녀의 계산된 어리숙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여배우에겐 치
명적일 수 있는 주근깨 맨 얼굴을 여과없이 보여주다니…. 한편, 옥남의 남편과 마음 여린 게이 역
을 소화해낸 손병호의 연기도 감쪽같고 정겹다.
 이런 걸출한 두 배우의 연기, 그리고 유머러스한 우연의 배치("어머. 그런데 우리 남편이랑 닮았
다" 하는 옥남의 대사)가 송일곤 감독의 주문이었음을 알아차렸을 때엔 더욱 영화 보는 맛이 즐겁
다. 쓸모 있고 재치 있는 연출이다.
 어어부밴드의 등장은 또 얼마나 놀랍고 효과적인가? 영화의 정서에 딱 들어맞는 그들의 극 중
노래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사랑밖엔 난 몰라' 만큼 충격적이고 기능적이다. 참, 노영심 음
악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겠지.



 디지털영화의 힘을 보여준 동시에 작가적 역량을 펼쳐보인 <꽃섬>은 2001년 한국영화의 외벽
을 튼실히 만든 중요한 문제제기작이다.  [★★★☆]




꽃섬  (Flower Island ,2001)

CAST
- 옥남 역 : 서주희
- 유진 역 : 임유진
- 혜나 역 : 김혜나

-2001, 부산국제영화제 홍보 때의 김혜나(멀더군 촬영)-

STAFF
- 제작 : 장윤현
- 촬영 : 김명준 (2)
- 편집 : 문인대
- 음악 : 노영심
- 미술 : 유성희

개봉: 2001. 11. 24
등급: 18세이상
시간: 110분
쟝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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