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
브로드웨이시네마에서 일반시사회로 [미스틱 리버]를 보다.

사람 인생이 참 재미있는 게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데 있다.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을 줄 알았던 동창이 물건을 팔러 왔을 때, 모두에게 놀림 당하던 애가 외제차를 끌고 왔을 때 인생은 참 재미있어진다. 제법 착실한 인생을 살아온 내 인생도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부디 더 나빠지지는 말기를…)



<미스틱 리버>의 세 친구의 삶도 일순간 바뀌게 되었다. 어릴 적 낯선 이에게 지목되어 잘못 차에 오른 이후, 윤간 당하고 어두운 인생을 살게 된 한 친구와 차에 오르지 않은 두 친구. 이들은 어른이 되어 만나 따뜻한 포옹이 아닌 서로를 응징하는 또 한 번의 고통스런 인생의 맛을 보게 된다.



하수구에 자꾸만 잘못 빠뜨리는 공처럼 인생은 끊임없이 공을 잃어버린다. 그 공을 제때 찾으면 좋지만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내 어릴 적 야구하다 수없이 덤불 속에 잃어버린 공. 그 공을 이제는 다시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다. 앞으로 나는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공을 잃어버리게 되겠지? 어차피 잃어버리게 될 공이지만 그러나 나는, 앞으로 최대한 그 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쓸 것이며, 또 잃더라도 그 때마다 찾으려 애써 볼 것이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줄거리를 적어보면 특별난 것 없는 얘기에서 고통스런 인생에 대해 묵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철학과 깊이가 담긴 한편의 시와도 같은 마지막 긴 퍼레이드 장면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 순탄치만은 않을 인생의 유전은 계속 될 것임을 보여주는 그 관록의 연출의 힘이 느껴지는 진지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고집.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던 그 고른 호흡은 끊일 줄 모르고 팽팽히 당겨져 있다. [★★★]



※덧붙이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의 힘도 컸지만 <미스틱 리버>는 이 못지 않게 연기력의 힘도 강력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숀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 등 현 최고의 남자배우 3인방은 서로가 가진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도대체 누구에게 연기상을 주어야할지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결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로렌스 피시번, 마샤 게이 하든, 로라 리니 등도 <미스틱 리버>를 더욱 질 좋은 작품으로 살찌운다.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2003)  
2003년 12월 05일/ 15세 이상/ 137분 / 드라마, 미스테리/ 미국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숀 펜(지미 마컴), 팀 로빈스(데이브 보일), 케빈 베이컨(숀 디바인), 로렌스 피시번(휘트니 파워스), 마샤 게이 하든(셀레스트 보일), 로라 리니(아나베스 마컴), 톰 귀리(브랜단 해리스), 에미 로섬(케이티 마컴), 카메론 보웬(어린 데이브 보일), 스펜서 트리트 클라크(레이 해리스), 조나단 투고(피트), 케이든 보이드(마이클)
원작  :  데니스 레한
각본  :  브라이언 헬게랜드
제작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디 호이트, 로버트 로렌즈
촬영  :  톰 스턴
편집  :  조엘 콕스
음악  :  클린트 이스트우드, 레니 니하우스
미술  :  잭 G. 테일러 주니어, 헨리 범스테드



출처 : 벅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