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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윤제균
작성일 2002-12-05 (목) 00:34
출연 임창정, 하지원, 최성국, 진재영
ㆍ조회: 5084  
[색즉시공]

12.4
중앙시네마에서 기자시사회로 <색즉시공>을 보다.

어찌나 사이비 기자들이 많이 왔던지 한 50명~80명의 신분을 알 수 없는 기자들은 자리가 없어 서서보거나 툴툴거리며 돌아갔다. 영화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다는 증거이니, <해리포터>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서둘러 말하자면, <색즉시공> 참 재밌었다. 윤제균 감독의 전작인 <두사부일체>도 솔찮게 즐기며 봤던지라 이번 작품 또한 기대했는데 만족스럽다. 감독은 확실히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몽정기>의 대딩버전 이랄 수 있다. 그런데, 확실히 형 누나들이 노는 게 틀리다. 난 이 영화의 성적 상상력에 존경을 보낸다. 표현수위와 농도만 놓고 보자면 <아메리칸 파이>와 견줄만할 정도이다. 세부적인 짓거리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다. 다만 그 색의 표현이 쓸데없는 낭비가 아닌 현실감에 바탕을 둔 왕성한 성욕의 발현으로 보였다는 데 의미를 두고싶다.

윤제균 감독은 확실히 코미디에 재능이 있다. 단 그의 문제는 욕심이 많다는 데 있다. 코미디 한 가지만 잘하려 하지 않고 꼭 작품에 무언가 메시지를 끼워 넣으려 한다. <두사부일체>에선 학원의 문제를, 이번 <색즉시공>에선 젊은이들이 책임감 있는 사랑을 해야함을 강력하게 발언한다. 그러나 이는 코미디와 자연스레 섞이지 못하고 또 다른 자리를 차지하며 상황을 어색케 만든다. 매번 올바른 소리이긴 했지만 매번 마땅한 자리가 아니었다. 난 그렇지만 윤 감독이 웃기기만을 잘하길 바라진 않는다. 한국 곳곳에 만연해있는 치부를 함께 건드려주길 바란다. 다음 작품에선 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색즉시공>에선 이름이 알려진 여배우들이 대거 노출씬을 선보여 깜짝 놀라게 한다. 하지원을 비롯, 진재영, 함소원, 신애 등은 아낌없이 작품을 위해 몸을 바친다. 덕분에 영화의 볼거리는 늘어났으며 잘 뽑아진 작품 덕에 그들의 노출은 부끄러운 것이 되지 않았다.  

한편 임창정의 호연엔 진심으로 보약이라도 선물하고 싶다. 캐릭터에 딱 부합하는 그의 혼신의 연기는 근래에 보기 힘든 진실로 순수한 남성상을 선보인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욕심 없이 돌진하고 감쌀 줄 아는 착한 남자.(울먹이며 바람둥이 남자 정민에게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씹새꺄…" 하며 따지듯 훈계하는 장면은 임창정 최고의 연기다. 쥐약과 정액후라이가 든 토스트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장면도) 이런 미덕의 캐릭터를 보는 모습은 언제든지 고맙다.  [★★★]

※덧붙이기
이 영화의 낙태 후유증 묘사는 정말 혹독하다. 이제까지의 한국영화가 낙태를 단순 시술로 본 반면 <색즉시공>의 그것은 경각심을 주는 사회적 발언의 힘을 갖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자리를 잘 못 찾아 들어가긴 했지만.    



색즉시공 (2002)  
2002년 12월 12일 개봉/ 18세 이상/ 96분 / 코미디,드라마/ 한국

감독  : 윤제균
출연  : 임창정(장은식), 하지원(이은효), 최성국(최성국), 진재영(김지원), 유채영(한유미), 함소원(김현희), 정 민(함상욱), 최성욱(박찬수), 이대학(이대학), 조달환(조달환), 신이(박경주), 윤시후(조윤경), 박준규(변태1), 남창희(변태2), 기주봉(우정출연), 선우은숙(우정출연)
각본  : 윤제균
제작  : 이효승
촬영  : 김용철
편집  : 김선민
음악  : 김형중
미술  : 구진오
조명  : 송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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