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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리처드 켈리
작성일 2002-12-02 (월) 00:08
ㆍ조회: 3861  
[도니다코]

12.1
돈을 주고 브로드웨이시네마에서 <도니다코>를 보다.



강북 일산에 사는 나는 강남 신사에 있는 브로드웨이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일요일이었다. 어떤 이들은 늦게까지 단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지난해 이미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후 대학가 소규모 영화제, 불법복제물 등을 통해 입소문이 더욱 스스슥 퍼진 <도니다코>는 올해 한국시장에 정식 개봉된다는 뉴스에 적잖은 이들이 기뻐하였다. 그러나 정작 영화는 전국에서 단 한 군데에서만 개봉을 하였고 이 마저도 '새벽 2시만 상영', '조조+새벽 2시 상영' 등 날마다 다른 시간표를 갖고 파행 상영되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지금 이 영화는 1, 2회 두 번 상영하고 있고 일주일을 넘겼다. 100석 이하의 소규모 상영관이지만 관객은 영화보기 이른 시간임에도 예상 이상으로 많았다.(지금 이 글을 수정하고 있는 시점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12월6일부터 12월12일까지 하루 4회 상영에 이어 12월27일부터는 하이퍼텍 나다에서 재상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도니다코>는 시간여행에 관한 영화다. 터미네이터가 지구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오듯 도니다코는 자신을 희생해 병든 사회를 구해낸다. 그러나 <도니다코>의 시간여행은 여타의 영화보다 복잡하다. 시간 구조는 뫼비우스의 띠를 갖고 있으며, 인과 관계가 바로 성립되지 않는다. 또 웜홀과 운명론을 논한다. 이것은 관객의 지적참여를 유도한다. <텔미썸딩> 이후 간만에 골치아프지만 즐거운 두뇌운동을 펼쳐볼만한 영화인 것이다.      



영화는 시간게임을 하면서 한편으로 "모든 기능이 마비되었던 80년대"를 들여다본다. 보수적이던 그 80년대는 지구의 종말을 걱정할 만한 시기였다. 영화에는 이 '세상이 어떤 꼴로 망할까'하는 두려움이 곳곳에 묻어있다. 그 시발은 하늘에서 비행기 엔진이 떨어져 도니다코의 방을 덮치면서부터이다. 이 순간부터 흥미로운 운명론은 펼쳐진다. 도니는 이 때 집에 없었고 이후 모든 사건의 어쩔 수 없는 주범이 된다. 결국 종말의 기운을 맛본다. 그러나 도니는 마지막에 '비행기 엔진이 떨어질 때 자신의 방에 있던 도니'를 택함으로써 미래의 시간을 다시 쓰게 한다. 그가 집에 있었음으로써 가족의 불행이며, 프랭크의 우울이며, 여자친구의 죽음을 거둔다.



<도니다코>를 단순히 정신분열자 도니의 미친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로스트 하이웨이>를 그렇게 해석하고 마는 것처럼. 그러나 그렇게 보기에 세상은 너무나 정신분열적 징후로 가득하다. 도니는 정상이고 사회가 집단적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 게 아닐까. 영화에는 그 명확한 증거들이 너무나 많이 비친다.  [★★★☆]




도니 다코 (Donnie Darko, 2001)  
2002년 11월 22일 개봉/ 15세 이상/ 112분 / 미스테리/ 미국
 
감독  : 리처드 켈리
출연  : 제이크 길렌할(도니 다코), 제나 말론(그레첸 로스), 메리 맥도넬(로스 다코), 드류 배리모어(캐린 모머로이), 홈즈 오스본(에드워드 다코), 베스 그란트(키티 파머), 매기 길렌할(엘리자베스 다코), 데이비 체이스(사만다 다코), 패트릭 스웨이즈(짐 커닝햄), 캐서린 로스(릴리안 서만)
각본  : 리처드 켈리
제작  : 드류 배리모어, 아담 필드
기획  : 드류 배리모어
촬영  : 스티븐 B. 포스터
편집  : 에릭 에스트란드
음악  : 마이클 앤드류스
의상  : 에이프릴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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