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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김태균
작성일 2001-12-06 (목) 14:17
ㆍ조회: 3240  
[화산고(火山高)]

12.5
기자시사회로 <화산고>를 보다.



화산고
-대 실 망(大 失 望)!



1. 이 영화가 수상하다.
<화산고>에 관한 음모론 몇 가지. <화산고>가 예정된 개봉일을 앞당기고 개봉에 임박하여 기자시사회를 가진 건, 작품완성도에 대한 흉흉한 소문 때문이 아니었을까? 촬영기간 1년, 촬영횟수 162회 기록은 사실, '딸려서'가 아닐까?

제작자 차승재 씨는 무대인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이 영화로 올해를 마감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과연 그럴까? <조폭 마누라> 스코어를 감히 짐작했다가 된통 당한 충격으로 <화산고>에 대한 관객 수치는 함부로 떠벌리지 않겠다. 물론 이 영화는 예비관객들의 기대로 얼마만큼의 성적은 보장받을 것이다(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각종 '스포츠 신문'에, 스스로의 타이틀을 열심히 갈아치우고 있다. 우습게도 god 투입소식도 들린다. 눈물겹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달갑지 않다. 정말 이 모양으로 관객을 부풀려간다면 심히 한국영화의 미래는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  



2. 공로상에 만족할 것인가
'차승재표 영화'는 늘 남이 가지 않은 곳을 가는 모험과 실험의 장이었다. <유령>이 그랬고…, <무사>도 그랬다. 한국영화의 파이를 한 뼘 넓힌 그의 뚝심은 칭찬으로는 모자란다. 그런 점에서 <화산고>는 마땅히 공로상 감이다. 그 아래서 이룩해낸 CG의 테크닉은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한 신경지 아닌가.

그럼에도 <화산고>는 대실망이다. 왜 <화산고>를 문제삼는가. <화산고>는 흥행가도의 2001년 한국영화를 마감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으며, 앞으로 우리영화의 길을 주시하게 하는, 거대 제작사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3. 무엇이 불만인가
1) CG의 문제
관객은 기술 시사회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대개 보이는 그대로의 비주얼에 그들은 감탄한다. <화산고>는 일단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보여주는 걸 갖고 이야기를 만들지는 못했다. 가까운 본보기로, 젠(장쯔이)이 운해(雲海) 속으로 몸을 던지는 <와호장룡>의 마지막 장면은, 보는 그대로의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가슴속에 파장을 일으킨다. 그러나 <화산고>는 '100% 디지털'을 강조할 뿐이지 마음을 동요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그것은 후반부에 지루함만을 배가시킬 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적 테크닉으로 무장한 화려한 비주얼이 내러티브와의 도킹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 내러티브의 문제
<화산고>는 CG의 비주얼에만 집약적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기본이 되어야 할 내러티브를 간과했다. 이는 블록버스터에서 흔히 지적되곤 하는 문제점이다. <화산고>는 친숙한 코드를 끌어들이고 또 장르의 관습을 충실히 따르고는 있지만 문제는 딱 거기까지만 이었다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경우, 비주얼 외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밌게 해석하는 등 영화를 읽게 하는 재미의 곁가지를 뻗쳐나갔다. 그러나 <화산고>는 기본기에 급급한 채, <와호장룡>과 같은 무협물에서 익히 보는 비서(秘書)에 대한 추적을 감행하지만 이는 심심하며, 어지럽다. 지존 겨루기 또한 학원만화에서는 이미 폐기처분된 설정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혹자는 만화(혹은 무협)를 모르는 사람은 논할 자격 없다고 한다. 또 컬트영화의 전당에 오르길 기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수십억을 쏟아부으며 바랬던 것이 만화 혹은 무협매니아만을 위한 컬트영화였을까? 기획상업영화인 <화산고>는 그저 만화적인 설정을 빌려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함이 더 첫 번째 욕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만화와 무협을 보다 많이 안다고 보다 재밌는 관람이 될 것이라고는 나는 생각지 않는다. 이 영화가 무협매니아들을 위한 진정한 영화가 아니란 것은 남발하는 무협용어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진정 무협매니아라면 <화산고>의 그 경박스러운 무림용어의 남발을 그리 달가워하진 않을 것이다. 쇠퇴기의 홍콩무협의 그것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 용어에는 언어유희는 있지만 뼈가 들어있지는 않다. 그래서 돌아서면 식상할 뿐이지.        



3) 연기와 캐릭터의 문제
장혁(김경수 역)은 만화책에서 갓 나온 듯한 뜨악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살렸어야 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반면 신민아(유채이 역)는 카리스마가 있지만 김희선보다 국어책을 못 읽는다. 차라리 <천사몽>의 이나영(쇼쇼)처럼 대사가 적었다면 멋졌을 것이다. 조연들의 개성도 턱없이 부족하다. 송학림의 경우는 도중 증발하기도 한다. 이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다. 그나마 윤문식, 변희봉, 허준호 등의 중견 배우가 있어 다행이었다.



4. 너무도 험난한 무협의 길
63억이라는 제작비 중 시나리오개발비로 조금만 더 투자했더라면 한국영화계도, 싸이더스도, 관객들도, 모두 행복한 한 해의 마감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무협의 길은 그렇게 험난하고 도 먼 것인가.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는 한 영화지의 지면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자기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만큼까지만 얘기하겠다.  [★]



CAST
- 김경수 역 : 장혁
- 유채이 역 : 신민아
- 장량 역 : 김수로
- 송학림 역 : 권상우
- 소요선 역 : 공효진

STAFF
- 제작 : 차승재
- 촬영 : 최영택
- 편집 : 고임표
- 음악 : 박영
- 미술 : 장근영
- 미술 : 김경희

개봉: 2001. 12. 08
등급: 12세이상
시간: 118분
쟝르: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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