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조근식
작성일 2006-11-29 (수) 19:18
출연 이병헌, 수애, 오달수, 이세은, 이혜은, 정석용
ㆍ조회: 3739  
[그 해 여름]

11.27
브로드웨이시네마에서 일반시사로 <그 해 여름>을 혼자서 보다.  



80년대를 배경으로 십대의 청춘과 사랑을 그렸던 <품행제로>의 조근식 감독이 69년을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 <그 해 여름>으로 4년 만에 생존신고를 했다. 감독은 복고 색채를 통해 풋풋하고 애틋한 감성을 자극하는 재주를 다시 한 번 보여주며 은근한 유머도 빼놓지 않는다. 청춘은 어두운 사회적 공기를 마시고 있으며 여전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한 것이 있다면 욕심이다. 두려울 것 없어 보였던 감독의 연출력은 조심스러워졌다.    

 

영화는 클리셰들로 무성하다. 대학생이 농활을 가서 그곳 처녀와 사랑을 나누고 영원을 약속하지만 이루지 못한다는 스토리부터 그렇다. 종종 변수를 심어 놓긴 하지만 상투성의 테두리 안에 있다. 그렇지만 뻔한 로맨스라도 잘만 만든다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 해 여름>은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울리기 위해 만들어 졌다. 그 목적은 이뤄낸 듯 하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시사회장에서 여성관객은 눈물 또 눈물) 그러나 자신이 하고싶고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으냐? 그건 아니다. 이 영화에는 곽재용이 <클래식>에서 했던 것과 같은 진심과 자기 작품에 대한 깊이가 없다. 충무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감독은 자기 얘기를 별로 하고 있지 않다. 만일 조근식 감독에게 보다 연출의 자유가 허락됐다면 69년을 단순히 소재로써만 사용하지 않고 사회적 맥락(가령 삼선개헌과 연좌제, 달착륙 등) 속에서 연애하는 청춘을 그렸을 것이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임상수의 <오래된 정원>이 그 아쉬움을 달래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 편집에서도 드러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의 묘를 살리지 못해 유해진(PD)과 이세은(작가)의 존재가 과연 필요했던 영화인가 싶어진다. 후반 만어사 돌탑 장면의 생뚱맞음도 마찬가지다. 과연 관객이 장면의 의도를 제대로 받아들여 정서적 충격을 받았을까?



후반부는 이처럼 편집의 디테일이 아쉽고 뭔가 이야기를 하다만 미진함이 남는다. 잘 쌓아왔던 연애의 솔직한 정감들이 어색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훗날 <그 해 여름>을 추억한다면, 이병헌과 수애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두 배우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1993년 KBS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주연이었던 이병헌은 이번 <그 해 여름>이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80년대 정치적 격변기 속 사랑을 그렸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그 해 여름>처럼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형식이었다. 다소 노인 분장이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거슬리고 목소리 톤도 어색하지만 이병헌이 보여준 청춘시절 누군가에게 푹 빠지게 되는 사랑의 모습은 모두의 가슴 속에 있던 것이다. 정재영에게도 어울리고 이병헌에게도 어울리는 수애의 연기는 멜로의 여왕이라 부를 만 하다. 대사가 있어도, 대사를 하지 않아도 그녀는 마음을 적신다. 영화 중반, 이병헌과 수애가 음악을 들으며 서로를 훔쳐보며 사랑에 빠져드는 장면은 <비포 선 라이즈>에서 에단 호크와 쥴리 델피가 음악감상실에서 보여준 것과 비견할만한 명장면이다. 한편, 취조원으로 나오는 김중기 배역은 아이러니한 쾌감을 준다. 그 자신이 학생시절 운동권 출신으로서 옥살이도 했던 인물인데 취조원으로 나오니 말이다. 어떤 의도였든 경험에서 우러나왔을 법한 생생한 연기가 볼만하다.  [★★☆]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번호     영화명  감독 출연 조회
65 ★종열이가 뽑은 2006년 외국영화 베스트 10★

멀더군

4787
64 ★종열이가 뽑은 2006년 한국영화 베스트 10★

멀더군

4180
63 [숏버스]와 나하나 기자

존캐머런미첼

라파엘 베이커, 이숙인, 린드세이 비미쉬 4223
62 [네티비티 스토리 - 위대한 탄생 (The Nativity Story)]

캐서린 하드윅

케이샤 캐슬-휴즈, 오스카 이삭, 히암 압바스 3497
61 [조용한 세상]

조의석

김상경, 박용우, 한보배, 이종수, 정일우, 한수연 3679
60 [란도리 (Laundry)]

모리 준이치

쿠보츠카 요스케, 나이토 다카시, 코유키 3500
59 [그 해 여름]

조근식

이병헌, 수애, 오달수, 이세은, 이혜은, 정석용 3739
58 [해바라기]

강석범

김래원, 허이재, 김해숙, 김병옥, 김정태 3826
57 [누가 그녀와 잤을까?]

김유성

김사랑, 하석진, 박준규, 하하, 이혁재 4278
56 [앙코르 (Walk the Line)]

제임스 맨골드

조아퀸피닉스, 리즈위더스푼, 기니퍼굿윈 3744
55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철하

김주혁, 문근영, 도지원, 이기영, 진구, 서현진 3904
54 [길 (Road)]

배창호

배창호, 강기화, 설원정, 권범택, 백학기 3590
53 [잘 살아보세]

안진우

이범수, 김정은, 변희봉, 전미선, 우현, 안내상 3824
52 [워터스 (ウォ-タ-ズ / Waters)]

니시무라 료

오구리 슌, 마츠오 토시노부, 스가 다카마사 3726
51 [플라이트 93 (United 93 / Flight 93)]

폴 그린그라스

카리드압달라, 오마르베르두니, 트리스테켈리던 3662
50 [예의 없는 것들]

박철희

신하균, 윤지혜, 김민준, 이한위, 강산, 김병옥 4164
49 [신데렐라]

봉만대

도지원, 신세경, 안규련, 유다인, 전소민, 안아영 4227
48 [몬스터 하우스 (Monster House)]

길 케난

(더빙) 스티브부세미, 캐서린터너, 매기길렌할 3902
47 [플라이 대디]

최종태

이문식, 이준기, 남현준, 이연수, 김동석, 김소은 4003
46 [괴물]

봉준호

송강호, 배두나, 박해일, 변희봉, 고아성 4388
1234

 

 

 


Warning: Unknown(): write failed: Disk quota exceeded (122) in Unknown on line 0

Warning: Unknown(): Failed to write session data (files). Please verify that the current setting of session.save_path is correct (./data/session) in Unknown on lin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