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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강석범
작성일 2006-11-23 (목) 11:55
출연 김래원, 허이재, 김해숙, 김병옥, 김정태
ㆍ조회: 3826  
[해바라기]

11.15
드림시네마에서 일반시사로 혼자서 <해바라기>를 보다.



근래 한국 조폭영화는 미약하나마 건강한 뿌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올 한해만 보더라도 <비열한 거리> <거룩한 계보> <열혈남아> 등이 조폭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 창작력과 함께 영화적 재미를 함께 보여주었다. 이들 영화에 <해바라기>를 더해도 좋을 것 같다.



<해바라기>는 앞서 개봉한 <열혈남아>(이정범 감독)처럼 살벌한 조폭의 세계에 모성의 힘을 끌어들인 작품이다. 어머니는 조폭을 감화케 하는 구원의 능력을 가졌다. 조폭은 그러나 재기를 꿈꾸지만 올가미는 풀리지 않는다.    



<해바라기>는 아들을 죽인 원수를 거둔다는 제법 색다른 설정을 가졌지만 이야기 전개는 전반적으로 관습적으로 흘러간다. 마지막에 볼 수 있는 나이트클럽 '오라클'에서의 액션씬은 특히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상투성의 과잉으로 넘쳐난다. 우리가 더 이상 보고싶지 않았지만 기어코 들어차 있는 이 아쉬운 부분을 제쳐둔다면, 절제할 줄 알고 다르게 가는 법을 분명 알고있는 감독의 진심을 영화에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이쯤에서 이러하겠다 싶은 부분에서 영화는 예측을 빗겨나가곤 한다. 또 심상치 않을 것 같던 드라마에 코미디를 가미해 웃음을 길어 올리는 연출(특히 옥살이 때문에 PMP의 기능을 모르는 김래원이 웃겨주는 에피소드와 허이재가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주는 장면)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과 <투사부일체>의 연출 및 각본을 맡은 바 있는 강석범 감독의 재기가 작동하면서 흥행이 필요한 시장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김래원은 나이를 먹고, 연기를 해 나갈수록 깊어지는 느낌이다. 얼굴을 그냥 외모로써 써먹지 않고 사연을 담고 있고 얼굴 외의 여러 신체를 놀려서도 캐릭터를 살려내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있지만 좋은 배우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허이재는 3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되었다는 부풀려진 것이겠거니 한 홍보문구가,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믿음을 줄 정도로 적절하고 신선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드라마 <궁S>의 주연도 그녀의 몫이 맞는 것이다. 이 두 콤비의 궁합 잘 맞는 연기는 관객을 즐겁게 만든다.  



합격점의 두 배우의 매력이 살아있긴 하지만 <해바라기>는 여러 훌륭한 조연들의 덕을 보고 있다. 그 선두에는 <친절한 금자씨>의 전도사로 각인된 김병옥이 있다. 그의 비열한 악한 연기는 김래원을 더욱 불쌍하게 만들고 관객을 분노로 끓게 만든다. 김정태, 한정수, 지대한 등 오라클 멤버들도 <해바라기>를 범상치 않은 조폭영화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제목도, 포스터도 낯간지러웠던 <해바라기>는 무슨 얘기를 해야겠다는 목표와 진심어린 연출로 완성도를 갖추고 대중적 재미도 조율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세를 유지시켰다. 오랜만에 일반시사회장에서 자발적으로 보이는 박수가 터져 나왔는데 한국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하려하고, 열심히 만든다면 극장에서 박수소리를 들을 일은 더 많아질 것이다.  [★★★]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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