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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이철하
작성일 2006-11-08 (수) 15:00
출연 김주혁, 문근영, 도지원, 이기영, 진구, 서현진
ㆍ조회: 3905  
[사랑따윈 필요없어]

11.3
새로 개관한 메가박스 신촌점(의자 정말 좋다. 사장님 의자 같다)에서 기자시사로 <사랑 따윈 필요 없어>를 보다. 애인 있는 재선이와 함께 보았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이하 <사랑 따윈>)는 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파랑주의보>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리메이크 했던 것처럼 <사랑 따윈>은 일본 TBS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리메이크 했다. 이 드라마는 일본보다는 국내서 더 반응이 뜨거웠던 작품으로 일드(일본드라마) 팬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거나 필수로 섭렵한 작품이다.  



문근영, 김주혁 주연의 영화로 이 드라마의 리메이크 소식이 발표 났을 때 대다수 팬들은 낙담하거나 실망했다. 이유인즉슨,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은 주연 배우인 히로스에 료코와 와타베 아츠로의 포스가 상당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귀엽기만 한 문근영이 차가운 매력의 료코의 대체로서 상상되지 않으며, '그냥 아저씨' 김주혁이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의 '미중년' 와타베 아츠로와 매치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광고, 뮤직비디오계 출신의 신인 이철하 감독이 10부작 드라마를 2시간으로 압축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지도 우려되었다.  



결과, 영화는 원작을 뛰어넘지 못했다. 아니 리메이크라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로 카피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사도 그대로 가져가고 설정도 힘들여 창조하지 않았다. 뒷마무리만 달리했을 뿐이다. 원작을 재창조하지 못한 불만도 있지만 캐릭터와 연기 면에서도 상당히 아쉬움을 준다. 민으로 분한 문근영은 귀여움이 또 발견되지만 그 이상의 연기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사처리에 있어 연습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하나도 예쁘지 않게 나왔음에도 표정만으로도 몰입케 하는 료코와 비교해 볼 때 아쉬움이 커지는 부분이다. (사실 료코와 대적할만한 여배우를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임수정 정도라면 가능할까?) 호감가는 얼굴을 갖지 못한 김주혁 또한, 발군의 연기는 하고 있지만 줄리앙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주혁과 문근영은 서로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연인의 화학작용이 필요했지만 그들에게서 '삼촌-조카' 관계 이상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우려했던 무리 캐스팅이 낳은 예측된 비극이라 할만하다.



<사랑 따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삿포로 설원, 보성 차밭, 대공원 벚꽃축제, 우포늪 등엘 기어코 가 담아낸 그림 같은 화면과 극장 퇴장을 즐겁게 하는 보아가 부른 엔딩곡 'sunshine' 뿐이다. 많은 한국영화가 그렇듯이 화면만큼은 더욱 예뻐졌다. 그러나 또 많은 한국영화가 그렇듯이 필요 이상으로, 단지, 예쁠 뿐이다. 예쁜 화면 따윈 필요 없다. 탄력적인 드라마를 보여달라.  [★☆]



※덧붙이기
<사랑 따윈> 이후 일본드라마의 국내 리메이크 붐 조짐이 보인다. <하얀거탑>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립스틱>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오렌지 데이즈> <나와 그녀와 그녀가 사는길> <섬머 스노우> 등이 드라마 또는 영화로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01번째 프로포즈>는 1993년과 올해 동명의 영화와 드라마로 각각 리메이크 된 바 있으며 <봄날> <요조숙녀>도 <별의 금화> <야마토 나데시코>를 각기 리메이크 한 것이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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