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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폴 그린그라스
작성일 2006-09-06 (수) 23:34
출연 카리드압달라, 오마르베르두니, 트리스테켈리던
ㆍ조회: 3662  
[플라이트 93 (United 93 / Flight 93)]

9.3
집에서 <플라이트 93>을 보다.



2001년 9월 11일. TV를 통해 비행기 두 대가 빌딩을 들이받는 것이 중계됐다. 믿을 수 없는 사실. 그것은 지구 대재앙을 다룬 영화도 아니고 에어쇼도 아니고 기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도 아닌 테러단의 납치에 의한 사건이었다. 이날 9월 11일, 카메라에 잡혀 경악케 했던 세계무역센터에 정면충돌한 2대의 민항기 외에도 2대가 더 미국 땅에 떨어졌다. 1대는 펜타곤에 미사일처럼 떨어졌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지막 네 번째 비행기 UA93편은 국회의사당을 목표로 향하던 중 펜실베니아의 들판으로 추락했다.



영화 <플라이트 93>은 유일하게 테러단의 목표대로 추락하지 않은 이 UA93편에 대한 실화를 다룬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건이었기에 영화는 감상주의를 동반한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차갑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 날을 조심스럽게 재현한다. UA93편에 대한 치밀한 자료 조사가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민감한 작업을 맡은 이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 그는 1972년 북아일랜드에서 일어난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평화적인 행진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구성한 <블러디 선데이>로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2002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2002년 영국 독립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는 적임자로서 사회를 읽는 예리한 눈, 냉철한 심장을 가졌다.



그렇기에 <플라이트 93>은 해리슨 포드,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맞서 싸워 결국 딸을 구해내고야마는 <플라이트 플랜> 유의 영화로도 찍히지 않았다. 대신에 누가 보아도 진실에 가깝다 느낄 수 있도록 사실적인 느낌으로 담겨져 있다. <화씨 9/11>을 통한 마이클 무어의 주장처럼,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지라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UA93편이 추락하기까지 91분간의 비행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 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 누구도 정확히 모르므로 비행기에 탔던 46명의 사람들의 면면에 주목한다.  



그 재현의 힘은 놀랍다. 영화는 몇 개의 한정된 공간, 즉 관제센터, 작전지휘센터, 육군작전센터 그리고 비행기 내부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극적 긴장감을 가지며 9월 11일의 희생자를 추모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는 것을 담아내지는 않지만 이는 이 영화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영화가 하면 되는 몫이다. 그래서 <플라이트 93>은 9월 11일, 4대의 민항기에 타고 있었던 탑승객 전원을 포함하여 총 5,000여 명의 무고한 시민이 생명을 잃었던 것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  [★★★]



※덧붙이기
영화는 9.11테러 당시의 실제 인물들이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연방항공국 국장을 역임한 벤 슬라이니. 9.11 테러가 발생한 당일, 미 연방항공국에 첫 출근을 했던 그는 9.11 당시 미국 영공에 떠있는 4,200대의 민항기를 모두 착륙시키라는 명령을 내린 지휘관이었다. 미 영공에 떠있는 민항기를 일제히 착륙시킨 그의 명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기록되었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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