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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최종태
작성일 2006-08-03 (목) 00:33
출연 이문식, 이준기, 남현준, 이연수, 김동석, 김소은
ㆍ조회: 4003  
[플라이 대디]

7.26
서울극장 2관에서 기자시사로 <플라이 대디>를 보다. 이준기를 보기 위해 작년 우리 잡지 표지모델이었던 혜란이와 혜란이 친구가 창원에서 상경했다. 혜란이는 6개월 전부터 이준기 보여달라고 예약을 했었다.



이 시대의 어른 혹은 가장. 공원에서 담배 피는 청소년들을 보고도 못 본 채 지나쳐야 하고 심지어는 중고생에게 집단 구타까지 당한다. 딸이 맞고 들어와도 큰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가장들은 점점 소심해지고 나약해져 간다. 재일 한국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트랜디하게 옮긴 <플라이 대디>는 당면한 현실을 반영해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장들에게 응원가를 부른다.



영화가 재일교포 사회의 아웃사이더에 관한 초점을 가진 원작을 바꾼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종태 감독은 고승석(이준기 분)보다는 장가필(이문식 분)에 보다 중심을 두어 "아빠, 힘내세요"를 외치고 싶었던 것. <플라이 대디>는 가장이라는 단어의 앞 뒷말을 바꿔 작명한 장가필의 이야기다.  



영화는 파김치가 되어 퇴근버스를 기다리고 롤러브레이드를 신었으나 서지 못하는 이 시대의 아빠를 일으킨다. 단, 혼자의 힘으로가 아니라 자식뻘 되는 남학생의 도움을 받게 한다. 단순히 강한 가장 되기를 그린 영화에 그치지 않고 어색하게 소원해져 있던 기성과 청소년 간의 관계를 소통시키면서 '가족'의 소중함도 역설하고 싶었던 것이다.



<왕의 남자>로 플라이한 이준기의 차기작이라 해서 <플라이 대디>는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얼굴 잘난 게 죄인 이준기는 칭찬보다 낮잡는 일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매체들이 이준기는 깎아 내리고 이문식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나 고승석 역으로 이준기의 대타를 쉬이 생각해내기 어렵다. 그만큼 <플라이 대디>에서 이준기의 존재감은 확실히 있다. 이준기는 <왕의 남자>의 공길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여성 팬들을 공략했다. 남성의 목소리를 가졌고 암벽을 탄다. 그러나 한편으로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것은 여전하다. 외적으론 강해보이지만 내적으로 상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만든 예쁜 외모가 더한 설렘을 준다. 가령, 매력적인 긴 앞머리는 사연을 갖고 있다. 과거 어떤 일로 인해 난 얼굴의 상처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줄곧 독서를 하는 이준기의 모습은 <러브레터>의 후지이 이츠키 만큼의 설렘을 주진 않지만 캐릭터에 공감하는 데 일조한다. 승석이 단순히 책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바탕으로 한 대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그가 들고 있는 책이 <체 게바라 평전> <아리랑>과 같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아닌 좀 더 영화적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구체적인 작품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실질적인 주인공인 이문식 또한 적역이다. 15㎏을 찌웠다 뺐다는 체중조절 기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의 힘없는 FM 아빠'들을 제대로 대변한 이문식의 열연은 웃고 공감할 수 있게 영화에 힘을 불어넣었다. 어색하게만 들렸던 '대디'라는 말이 마지막에 뭉클하게 진해진 것도 이문식의 힘이다.  [★★★]  



※덧붙이기
1. 원작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지난해 일본에서 먼저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도쿄타워>의 토오루 역으로 국내서도 낯익은 미남자 오카다 준이치가 이준기 역과 같은 역할로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었으며 연기파 배우 츠츠미 신이치가 이문식과 같은 역할인 스즈키 하지메 역할을 완벽 이상으로 소화해냈다. 스즈키 작전의 지휘관 미나카타 역할은 <오늘의 사건사고>에서 소심한 꽃미남 역할을 했던 마츠오 토시노부가 맡았다.

2. 이문식의 아내로 출연한 이연수는 하희라, 김혜수, 이상아가 등장하기 전 <호랑이 선생님>으로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배우이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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