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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신한솔
작성일 2006-01-07 (토) 11:40
출연 백윤식, 재희, 박기웅, 최 여진, 박원상
ㆍ조회: 4166  
[싸움의 기술 (Art of Fighting)]

12.27
용산CGV에서 기자시사로 <싸움의 기술>을 보다.  



<연애의 목적>, <작업의 정석> 등 최근 한국영화는 제목에서부터, 뭔가 보여주겠다며 선언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싸움의 기술>도 마찬가지.



그러나 문제는 <연애의 목적>을 제외하곤 모두 제목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용성에 기반하지 않은 부유한 작업남녀의 연애짓을 작업의 '정석'이라 우기며, 싸움의 기술을 보여줄 거 같더니 상식적인 싸움법 몇 가지를 끼워놓고 있는 식. 진실이 이러하면서 두 영화 모두 영문 제목에서까지 정석과 기술을 'Art'로 표기하고 있으니, 사기죄가 아닌가 싶다. 만일 적잖은 관객이 혼동하는 것처럼 <작업의 기술>과 <싸움의 정석>으로 이름을 되찾는다면 어떨까? 보다 자기 몸에 어울리는 옷이 되지 않을까?



<싸움의 기술>이 실전용 싸움의 기술들을 소개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 이상, 눈에 띌만한 싸움의 기술들은 소개됐어야 옳다. 물론 실용적인 싸움의 기술들이 기억 속에 저축되기는 한다. 병목 깨기, 형광등 위협 등은 통째로 기억해 두었다가 언젠가 써먹고 싶어진다. 그러나 멱살 잡혔을 때의 호신술과 같은 대다수 기술들은 익히 알려진 것들이어서 눈과 기억이 덜 열린다. 물리적 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연설도 너무 바른 소리로만 들린다. 한편 싸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기초 과정도 하다 만 것 같아 아쉽다. 주성치나 류승완이 보여주었던, 일상 생활 속에서 체득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빨래 비틀어 짜기, 담요 발빨래, 화투 등은 분명 재미있지만 기대를 만족시킬 만큼은 아니다.



학교 안으로 끌어들인 영화의 폭력은 다소 선정적이다. 18세 등급을 받았다가 자진 삭제해 15세 관람가를 받았다지만 약자에게 소변으로 모욕감을 주거나 의미 없는 슬로우 모션을 써가면서까지 표현한 필요이상의 잔혹한 폭력은 영화를 불편케 만든다. 또 설득력 없이 이어지고 넘어가는 장면이 많다. 이 영화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영애(최여진 분)의 증발이 대표적. 초반 비중있게 등장하던 영애는 극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비쳐지나 그녀는 어느 순간 종적을 감춰 버린다.



대신 <싸움의 기술>은 철저히 백윤식에 기댄 영화로 보인다. 그는 <범죄의 재구성>에서 가벼움과 진지함을 오가며, 한치도 예측할 수 없이 피해가던 유려한 연기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싸움의 기술>은 백윤식의 그 카리스마를 요구한다. 프로답게 백윤식은 그에 부흥한다. 그는 어느 순간 목소리에 삑사리를 내며 돌발행동을 일삼는다. <범죄의 재구성>을 재구성하는 것 같은 연기가 조금 덜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무게와 가벼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은 여전히 흥미롭다.



※덧붙이기
늘 맞고 사는 고교생 병태(재희 분)가 싸움의 기술을 익혀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과 맞짱 뜨는 영화의 스토리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상시킨다. 싸움의 기술을 담은 그림 오프닝은 《절권도의 길》을 마스터하는 권상우를 연상시키고 부자관계 설정도 비슷하다. 형광등을 빼서 위협하려는 장면은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에 대한 패러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말죽거리 잔혹사>가 잘못 양산한 학교폭력영화로 비친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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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싸움의 기술 (Art of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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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마이렐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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