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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테오 앙겔로풀로스
작성일 2005-12-17 (토) 01:14
출연 미칼리스 제케, 타냐 팔라이올로고우
ㆍ조회: 3371  
[안개 속의 풍경 (Landscape In The Mist)]

12.15
지난 1996년 9월 28일 추석 즈음하여, H와 함께 보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안개 속의 풍경>에 대한 글을 다시 쓰다.



1996년, 지금은 사라진 종로 코아아트홀에서 <안개 속의 풍경  Landscape In The Mist>(1988)이 기념비적으로 개봉되었다. 그리고 10년 만에, 지난 해 앙겔로풀로스 감독이 방한해 관객과의 대화를 갖기도 했던 씨네큐브에서 개관 5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다.



만들어진지 17년이나 되는 <안개 속의 풍경>은 여전히 어제 만들어진 현재의 영화 같다. 이는 가치가 변색되지 않는 시적 영상으로 찍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품은 고결한 영화제목과 포스터, 아름다운 오보에선율을 잊을 수 없는 주제음악 'Addagio' 때문이다.



<안개 속의 풍경>은 기억에서조차도 부재한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어린 남매의 눈물어린 여정이다. 영화는 정처 없이, 한없는 길 떠나는 어린 두 꼬마의 정착할 수 없음에, 소외 받는 현실에 대해 담백한 풍경으로 펼쳐 보인다. 누군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어 더 이상 헤매지 못하게 도와주어야 하지만 (그리스의)현실은 혼란스럽고 건조하고, 그늘진 폐허뿐이다.



감독은 정적인 구도 속에 동적인 어린 남매의 부표처럼 떠다니는 이동을 대조시킴으로써 이들의 고달픈 현실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눈 구경하려 멈춰선 인간들 사이로 경찰서를 빠져나와 도망치는 남매의 시퀀스는 이를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이다. 또한 강물에서 건져 올린 오른손목 상은 누가 두 남매의 여정을 멈춰야 하겠는가 하는 질문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이 문제에 대해 동조케 한다.



그러나 끝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이는 하나도 없다. 소녀를 강간한 트럭 운전사도, 첫사랑의 아픔을 심어준 착한 청년도 마찬가지. 유일하게 남매의 발걸음을 멈춰줄 줄 알았던 청년은 자가당착의 문제로 인해 현실에서 벗어나려 하고, 남매는 끝이 없을 것 같은 여정을 계속한다. 그러다 그들은 잠시 안개 속의 풍경 속에 우뚝 서있는 나무에, 드디어 멈춰 선다. 아빠 없는 하늘 아래, 아빠 찾아 삼만리를 떠났던 그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만감이 교차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은 희망과 고통의 두 맛을 동시에, 뚜렷하게 맛보게 될 것이다.  



이 영화를 누군가와 함께 보는 것은 실수하는 짓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보면서 고독을 고독고독 씹어 먹어야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다지오'와 함께 극장 문을 나서면 영화에서처럼 왠지 짙은 안개, 또는 흰 눈이 온 천지를 뒤덮는 행운이 올지도 모르므로, 그래서 차와 사람들이 모두 정지해 있는 거리를 당신만 뛰어가게 되는 마술과 같은 현실이 펼쳐질 지도 모르므로, 청승맞은 단독 관람을 권한다. 그리고 아직도 스크린으로 보지 못한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어서 2005년 발 감동 행 마지막 티켓을 끊어라.  [★★★☆]



※덧붙이기
두 아역 배우는 신문광고로 찾아낸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들. 불라 역을 맡은 타니아는 촬영 당시 사춘기에 접어든 12세 소녀였는데, 첫사랑 역을 맡은 청년을 실제로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프게 전해지는 첫사랑은 그렇게 촬영되었다. 강간당하는 장면은 소리는 지르지 않는 조건으로 가까스로 촬영한 경우. 침묵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던 그 장면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비극적인 불라의 아픔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이 장면은 까뜨린느 브레야 감독의 <팻 걸>에서 20여 분에 달하는 롱테이크 베드씬으로 소녀의 첫경험을 숨막히게 담아낸 바 있던 요르고스 아르바니티스가 촬영하였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번호     영화명  감독 출연 조회
86 [★종열이가 뽑은 2005년 한국영화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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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알렌, 제이미리커티스, 댄애이크로이드 3492
79 [안개 속의 풍경 (Landscape In The Mist)]

테오 앙겔로풀로스

미칼리스 제케, 타냐 팔라이올로고우 3371
78 [태풍 (Typhoon)]

곽경택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데이빗맥기니스 3826
77 [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짐 자무쉬

빌머레이, 줄리델피, 히더심즈, 샤론스톤 3842
76 [애인 (愛人)]

김태은

성현아, 조동혁, 이창용, 현경수, 한지원 4025
75 [도쿄 데카당스 (Tokyo Decadence / Topazu)]

무라카미 류

니카이도미호, 세마치에, 아마노사요코 4700
74 [해리 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마이크 뉴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4037
73 [도쿄타워 (東京タワ)]

미나모토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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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광식이 동생 광태]

김현석

김주혁, 봉태규, 이요원, 김아중, 정경호 4343
71 [블루스톰 (Into the Blue)]

존 스톡웰

제시카알바, 폴워커, 스코트칸, 애쉴리스콧 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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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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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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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시티 오브 갓 (Cidade de Deus / City of God)]

F.마이렐레스

세우호르헤, 필리페하겐센, 앨리스브라가 3928
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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