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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짐 자무쉬
작성일 2005-12-12 (월) 12:16
출연 빌머레이, 줄리델피, 히더심즈, 샤론스톤
ㆍ조회: 3842  
[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11.24
스카라에서 일반시사로 <브로큰 플라워>를 보다.



2004 전주영화제 인기상 수상작인 <커피와 담배>가 올 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앵콜 상영되었을 때, 역시 영화는 매진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만든 짐 자무쉬는 씨네필들만의 감독이다. 이제까지 10여 편의 영화를 만들고 <천국보다 낯선> <데드 맨> <고스트 독>을 국내 개봉시켰지만 아직도 대중은 그를 잘 모른다고 말한다.



이 낯선 감독의 영화가 다시 한 번 대중의 마음을 노크한다. 보다 쉬워진 화법과 친숙한 배우들을 데리고 왔기에 더 많은 관객이 짐 자무쉬를 기분 좋게 소화해 낼 것이다.  



2005년 깐느영화제에서, <올드보이>와 같은 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브로큰 플라워>는 '당신이 모르고 있던 아들이 있다'는 의문의 편지를 받은 한 남자가 그 편지를 보냈을 것으로 추측되는 옛 연인들을 만나러 가는 로드무비다.



자무쉬의 영화가 종종 길의 영화였듯 주인공 돈(빌 머레이 분)은 집 떠나, 잭 니콜슨이 <어바웃 슈미트>에서 비밀편지를 본 뒤 그랬던 것처럼, 추억을 더듬는 여행을 한다. 그렇게 해서 로리타라는 이름에 걸맞은 행동을 일삼는 딸과 홀로 사는 로라(샤론 스톤 분)를 만나고, 히피였으나 부동산업자의 고요한 부인이 되어 있는 도라(프란시스 콘로이 분)를, 변호사였다가 동물의사소통사로 변해있는 카르멘(제시카 랭 분)을, 여전히 하류인생을 살고 있는 페니(틸다 스윈튼 분)를, 그리고 고인이 된 미셸 폐폐를 만난다. 이 20여 년 전의 연인들은 성격이 바뀌고 취향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어 있다. 그리고 세월을 이기지 못해 시들어 있다.



발신인불명의 편지만 아니었다면 찾지 않았을 이 여인들을 돈은 뽕짝 같은 에티오피아 음악을 들으며, 모텔에서 묵어가며 탐정처럼 방문한다. 물론 범인(?)을 찾겠다는 목적과 함께. 그러나 그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단서인 '분홍색'을 목격하지만 확실한 물적·인적 증거는 찾아내지 못한다.



영화는 그러나 누가 아들인지, 누가 편지를 쓴 것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정 중 비쳐지는 단서는 후반부에 교차로에 선 빌을 통해 인생을 얘기하기 위한 멕거핀에 불과하다. <천국보다 낯선> 결말이 품은 은유처럼 진실은 확인하는 순간 허망한 것일 수 있고, 자무쉬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무작위성 또는 기회와 우연이 우리 삶을 이끈다. 그래서 빌의 아들은 끝내 밝혀지지 않으며 편지의 주인공도 나타나지 않는다.



시종 말을 아끼다 "과거는 흘러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삶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주제 함축 대사를 아들로 짐작되는 청년에게 전하는 빌 머레이는 무표정의 연기로 절제된 형식의 영화에 인생 철학을 심어 놓았다. 섹시한 숀 코네리, 귀여운 잭 니콜슨처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재미난 노인인 빌 머레이는 <브로큰 플라워>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때보다 한층 넓어진 여백의 깊이로, 자무쉬의 영화를 보다 도중에 자리를 뜨곤 하던 대중과 자무쉬 사이의 벽을 많이 허물어 주었다.  [★★★★]    



※덧붙이기
영화 도입부에 자무쉬는 “이 영화를 장 외스타슈에게 바칩니다”라는 헌사를 삽입했는데 남녀 간 의사소통불능을 담은 외스타슈의 <엄마와 창녀>, 그리고 시장논리나 타인들의 기대심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외스타슈의 영화 정신이 <브로큰 플라워>에서도 발견된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번호     영화명  감독 출연 조회
86 [★종열이가 뽑은 2005년 한국영화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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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앙겔로풀로스

미칼리스 제케, 타냐 팔라이올로고우 3370
78 [태풍 (Typhoon)]

곽경택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데이빗맥기니스 3825
77 [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짐 자무쉬

빌머레이, 줄리델피, 히더심즈, 샤론스톤 3842
76 [애인 (愛人)]

김태은

성현아, 조동혁, 이창용, 현경수, 한지원 4025
75 [도쿄 데카당스 (Tokyo Decadence / Topazu)]

무라카미 류

니카이도미호, 세마치에, 아마노사요코 4700
74 [해리 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마이크 뉴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4037
73 [도쿄타워 (東京タワ)]

미나모토 다카시

구로키히토미, 오카다준이치, 마츠모토준 4936
72 [광식이 동생 광태]

김현석

김주혁, 봉태규, 이요원, 김아중, 정경호 4343
71 [블루스톰 (Into the Blue)]

존 스톡웰

제시카알바, 폴워커, 스코트칸, 애쉴리스콧 3734
70 [롱기스트 야드 (The Longest Yard)]

피터 시걸

아담샌들러, 크리스록, 버트레이놀즈 3371
69 [플라이트 플랜 (Flightplan)]

로베르트 슈벤트케

조디 포스터, 피터 사스가드, 숀 빈 4282
68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미셸 공드리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키어스틴 던스트 4082
67 [시티 오브 갓 (Cidade de Deus / City of God)]

F.마이렐레스

세우호르헤, 필리페하겐센, 앨리스브라가 3927
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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