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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로슨 마샬 터버
작성일 2004-11-17 (수) 01:00
출연 벤스틸러, 빈스본, 크리스틴테일러, 립톤
ㆍ조회: 3871  
[피구의 제왕 (Dodgeball: A True Underdog Story)]

10.27
허리우드에서 일반시사로 <피구의 제왕>을 보다.



포스터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영화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만든 포스터에서 스토리, 웃음 포인트를 다 짐작할 수 있는 루저의 인생들을 희화화한 영화들은 인간의 악취미를 건드려 차츰 보고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게끔 만든다. 'dodge ball'(도지볼; 피구)이라는 원제를 가진 <피구의 제왕>도 촌스런 외모의 소유자들이 근엄한 표정을 지은 포스터로 영화의 성격을 단번에 설명하며 관객을 유혹한다.



<피구의 제왕>은 짐작하는대로, 위기에 처한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한심해 보이던 인간들의 코믹스런 고생·성취담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극과 극의 헬스클럽의 다툼이라는 설정은 한국영화 <울랄라 시스터즈>와 비슷하고 또 오합지졸의 약체 팀이 최강 팀에 맞서 싸워 스포츠를 통해 성취를 이루는 것은 <소림축구> <으랏차차 스모부>를 연상시킨다.



대게 이런 영화에 출연하는 캐릭터는 제 소임에 진지하다. 왕따, 과대 망상증 환자, 몸꽝, 얼꽝, 남자 같은 여자 등 설명하지 않아도 신원 파악이 되는 별난 캐릭터들은 종종 너무 진지해 그것이 웃음거리가 된다. 이를 우리는 슬랩스틱, 오버액션, 외설 등으로 부른다. 그들의 피눈물날만한 피구연습 과정 중의 무쇠 공구 피하기, 자동차 피하기, 피칭머신에서 제멋대로 튀어오는 공 피하기 등은 그래서 잔인하지만 즐겁게 웃을 수도 있다.



<피구의 제왕>의 또 다른 재미는 피구 게임 중에 나온다. 게임은 상당히 스피디하게 진행되는데 그렇지만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평소 몰랐던 피구의 세계(사실 제멋대로이지만)가 폼 나는 라스베가스에서 펼쳐지는데, 그 토너먼트 경기의 재미는 경기에 참가한 다양한 선수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피구왕 통키> 캐릭터들도 즐겁게 단체관람 할 수 있을 만큼의 재미) 라이트급 스모팀을 연상시키는 일본 피구팀과 전차군단 독일팀, 폼생폼사한 힙합 피구팀, 피어싱과 가죽옷으로 무장한 하드코어팀 등등 만화책에서나 보던 기상천외의 팀들이 하나씩 등장해 웃음 퍼레이드를 펼친다.  



마지막 이 영화의 웃음 기폭제는 벤 스틸러. 작은 키, 콧수염에 레슬링 선수 같은 몸과 복장의 그는 느끼한 터프 연기를 태연하게 펼쳐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그의 왕느끼 주접(?) 연기는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다 오르고 나서도 계속되는데, 스모선수만큼 뚱뚱해진 그가 어떤 관객에게는 역겨울 젖가슴 흔들기 춤 등을 선사해 악취미를 더욱 자극시킨다.  



※덧붙이기
1. 의외의 추억의 까메오가 출연해 놀랄만한 재미를 안겨준다. <전격 Z작전>의 데이빗 핫셀호프, 액션 영화의 지존 척 노리스가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며,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유명인인 암을 극복하고 사이클 챔피온으로 우뚝 선 랜스 암스트롱이 깜짝 출연한다.  



2. 영화 속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극중 가장 정상적이고 아리따운 여인 케이트 역의 크리스틴 테일러는 실제 벤 스틸러의 부인이다. 벤 스틸러가 뽕팬티를 만들며 성희롱 하는 장면 등에서 그녀는 웃음을 겨우 참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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