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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이냐리투
작성일 2004-10-28 (목) 09:46
출연 숀펜, 베니치오델토로, 나오미왓츠
ㆍ조회: 4374  
[21그램 (21 Grams)]

10.5
중앙시네마에서 기자시사로 <21그램>을 보다.



죽은 후 빠져나간다는 영혼의 무게 21그램. 영화는 그 21그램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영혼의 무게는 벌새 한 마리, 초콜릿 바 1개, 그리고 5센트 동전 5개…



김기덕이 굳이 저울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말았던 영혼의 무게를 신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초콜릿바 1개를 저울에 올려놓는 대신에 영화적 색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게끔 만든다.



영화는 교통사고로 관계 맺게 된 세 인물(가해자, 피해자, 수혜자)을 따라가며 지옥 같은 삶, 악몽의 나날들의 공기를 담아낸다. 그 공기 중엔 사랑과 상실, 탐닉과 죄의식, 운명과 복수, 책임감, 믿음, 희망, 구원 등의 성질이 함유되어 있다. 영화는 깨끗하진 않지만 보고있음 평온함을 주었을 세 명의 거울을 조각 내고 그 조각들을 하나 하나 순서 없이 보여주면서 삶의 고통을 징그럽게 그려내고 있다.  



이들의 인생 고통담에는 뛰어난 명배우가 함께 했다. 먼저 숀 펜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무게를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말로 설명할 수 없이 빼어난 연기를 해낸다. 그는 2003년 베니스영화제 연기상 수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는데 감독 이냐리투는 숀펜과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숀펜과 일하는 건 베컴과 축구하는 것처럼 게임의 수준을 기대이상으로 높여준다." 정말 그렇다. 고통을 온몸으로 펼쳐 보이는 베네치오 델 토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접신한 영매처럼 신들린 훌륭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나오미 왓츠는 또 어떤가. 뛰어나게 인상적이었던 <먼홀랜드 드라이브>를 넘어선 연기의 경지에 다가서고 있다. 이 외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샤를로뜨 갱스부르. 귀여울 줄만 알았던 아역 스타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아주 멋지게 성장한 완숙한 연기파 배우가 되어있음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냐리투는 데뷔작인 <아모레스 페로스>의 각본을 썼던 기예르모 아리아가와 다시 영혼으로 교감하며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다시 한번 영상으로써 써냈다. 한편, 완벽해서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편집(<트래픽>의 스티븐 미리온. 그는 숀펜의 세계는 찬 푸른색, 베네치오 델 토로는 주황색, 나오미 왓츠는 붉은색과 황금색의 중간색을 써서 캐릭터에 대한 단서를 주었다.)과 핸드핼드카메라에는 낭비가 없다.



이처럼 최고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과 명스탭과의 호흡은 이냐리투 감독의 연출력과 만나 별 얘기 아닌 걸 질량감 있게 만들었다. <21그램>은 같은 각본을 주고 다른 감독에게 만들어보라 한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질감을 가진 이냐리투의 명백한 수작이다.  [★★★☆]    



※덧붙이기
이 영화의 제작은 독립영화 제작가인 테드 호프가 맡았다. 토드 솔론즈의 <해피니스>, 이안의 <아이스 스톰>, 2003 선댄스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인 <아메리칸 스플렌더> 등을 제작해온 그의 차기작 <이터널 션샤인>을 기대하라. 이 영화에는 짐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가 출연하는 데 벌써부터 2004년 최고의 걸작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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