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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완 세생
작성일 2004-10-14 (목) 23:24
출연 정이건, 임산산, 채탁연, 뇌신혜, 차완완
ㆍ조회: 4341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 (My Wife Is 18)]

10.10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 (My Wife Is 18)>를 보다.



얼마 전, <어린 신부>의 표절의혹이 제기되었다. <어린 신부>가 10월 15일 국내 개봉하는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원제 My Wife Is 18. 이하 <결혼할까요?>)를 완전 훔쳤다는 것.



실제로 <어린 신부>는 <결혼할까요?>와 비슷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성인 남자와 10대 여고생의 정략결혼이라는 큰 몸통이 그렇고, 할머니의 염원에 의한 결혼, 선생과 제자로서 같은 학교에 머물게 되는 에피소드, 동료 여교사의 적극적 구애와 집 방문과 같은 큰 줄기가 그렇다. 또 슈퍼마켓에서 카트를 밀며 물건 고르는 장면, 운동하는 남학생을 짝사랑하는 설정과 같은 작은 줄기 등도 비슷하다. 그리고 피할 수 없을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밝혀지는 둘 관계의 진실.



조목조목 따져가며 의심의 눈을 밝히고 보면 어쩜 완전 베꼈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늦게 태어난 게 죄. 먼저 태어나고도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죄로 표절의혹에 강하게 맘 고생한 송대관의 불멸의 히트곡 '쨍하게 해뜰 날'도 있는데 <결혼할까요?>야 명함도 못 내미는 사례 아닐까 싶다.



<어린 신부>는 흔한 소재의 영화이다. 정략결혼이라는 설정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또 당연히 십대와 삼십대의 결합이니 갈등과 아슬아슬함을 증폭시킬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과 그곳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올 수 있다. 같이 장 보는 것도 부부이니 흔히 등장하는 장면이고. 기타 모든 의혹의 부분도 비슷한 장면 찾아내기만큼이나 충분히 설명해 낼 수 있는 것들이다. 누가 누구 것을 베꼈느니 하는 것은 정력 낭비다. 결정적으로 <결혼할까요?> 자체가 그다지 창의적인 작품이 아니라는 데서 더 이상 표절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  



<결혼할까요?>는 모두에게 사랑 받을 만한 매력을 많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신부>만큼 상황에 영리하지도 못하며 논란을 야기할만한 수준의 작품성도 있지 않다. <어린 신부>는 트렌드를 읽고 캐릭터의 힘을 제대로 작동 시켰었다. 특히 문근영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 그에 반해 <결혼할까요?>는 캐릭터의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한 에피소드라도 <어린 신부>는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그러나 <결혼할까요?>는 어떠한 일의 근거가 되는 이유를 잘 쌓아가지만 결정적인 힘을 뿜어내지는 못한다.  



그래도, 필름2.0의 김세윤 기자도 언급했듯이 <결혼할까요?>에는 간혹 주성치적 유머가 등장해 의외의 유쾌함을 준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화양연화>에 관한 부분. 요요(채탁연)가 십삼(정이건)의 친구들 술자리에 <화양연화>의 장만옥 스타일로 하고 나타나자 십삼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요즘 내가 왕가위 영화에 푹 빠졌다"고 말한다. 감독은 왕가위의 실제 팬인지 요요의 방에는 <화양연화>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하다.



또 영화에는 홍콩 고등학교에 대한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그들의 교문은 셔터문으로 되어있다. 일부 학교가 그런 것이겠지만 담 넘어가는 것으로 지각의 위기를 모면하는 우리네 학생들과 비교할 때 <결혼할까요?>가 보여주는 교문을 통과하는 법에 대한 자잘한 에피소드는 충분히 새롭고 재미난 구석이 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홍콩 청소년들의 성 실태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요즘 홍콩의 열세네 살 애들 중에 처녀가 어디 있겠어" 라는 대사가 요요의 입에서 나온다. 이 역시 영화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값있는 정보다.



이와같은 이 영화의 색다른 점, 장점 등을 찾아내는 것이 <결혼할까요?>를 그나마 살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부디 화면 캡쳐로 비슷한 장면 골라내기 같은 비생산적인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  [★★]



※덧붙이기
문근영과 겨루기를 했던 채탁연은 홍콩에서는 유명한 가수로서 정이건과는 <트윈 이팩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82년생으로 최근 그녀는 <뉴 폴리스스토리>에서 성룡과 함께 하기도 했다. 한편 <결혼할까요?>는 2002년 홍콩 개봉 시 박스오피스 1위를 했었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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