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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diary
종열이의 영화일기

작성자 유키사다이사오
작성일 2004-10-07 (목) 07:26
출연 오사와타카오, 시바사키코우, 나가사와마사미
ㆍ조회: 4347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9.23
이번 시사회 상영을 끝으로 극장문을 닫는다는 주공공이에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보다.



35주간 연속 판매 1위(문예부문), 역대 일본소설 최다 판매기록(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갖고있던 239만부를 넘어선 320만부)을 자랑했던 가마야타 쿄이치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이하 <세상의 중심>)가 동명영화로 만들어져 개봉 10주만에 700만 관객동원이라는 무서운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편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2004년 7월 2일부터 TBS방송국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와같은 '세카츄'(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일본어 줄임말) 열풍의 원인은 아마도 이목을 끄는 강한 울림을 주는 제목과 그 어느 때보다도 어지러운 일본사회에서 순수한 복고풍의 사랑을 그린 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 사랑의 색을 담은 듯한 하늘이 인상적인 포스터와 히라이 캔의 감각적 음악('눈을 감고')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중심>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멜로 장르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38분에 걸친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이 울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영화의 대부분의 것에 이미 단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백혈병, 음성편지와 라디오 사연엽서, 세 사람의 인연 등 영화에서의 주요 코드는 이미 한국에선 질타를 받을 정도로 진부해진 것들이다.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국 관객의 마음으로, 스며들 것이 부족해지면서 영화는 마냥 심심해지는 것이다.    



영화를 만든 유키사다 이사오는 이와이 슈운지보다 2% 부족한 연출력을 보였다. 그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그 밑에서 <러브레터>와 <4월이야기> 등을 함께 작업했다. (우연찮게도 <세상의 중심>은 죽은 애인의 흔적을 찾는 <러브레터>와 닮은 구석이 많다.) 그 역시 청춘영화의 실력자로서 <고>(2001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감독상), <해바라기>(5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 <오늘의 사건사고>(2004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등에서 그만의 감성으로 청춘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원작과는 많이 다른 설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려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신선함이 많이 묻어나지는 않았다. 가령, 주인공들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던 꼬마가 훗날 남자의 애인이 되어 있다는 설정은 셋의 운명과 비극을 논하기에 앞서 다소 유치함부터 든다.

 

<세상의 중심>에서 유독 신선한 것은 여배우와 촬영뿐이다. 아키역을 맡아 삭발을 하는 등 열연한 나가사마 마사미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람직한 미소녀로 영화에서 순수함은 물론 육체의 탁월함(체육복, 수영복 장면 등이 괜히 삽입된 것이 아니다)으로 특히 남자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는 이런 외적 장점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에서도 나무랄 데 없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27회 일본아카데미시상식에서 <로보콘>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촬영을 맡은 시노다 노보루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는 한 몸과 같은 명콤비다. 그는 <하나와 앨리스> <릴리슈슈의 모든 것> <4월이야기> <스왈로우테일> 그리고 <러브레터> 등 이와이 슈운지의 걸작 대부분을 촬영했다. 그가 그간 보여준 심리를 담은 감각적 영상은 마술과 같았다.  



이번 <세상의 중심>에서, 버려진 섬의 리조트에서 해지는 어스름을 담은 촬영은 특히 보통의 심리상태에서는 담을 수 없을 아름답고도 슬픈 정서가 담겨있다. 저 자신의 심리상태였을까? 촬영감독 시노다 노보루는 지난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



※덧붙이기
1. 국내서도 원작소설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싸이더스 HQ가 재빨리 판권을 사들였다. 영화로의 리메이크는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 등 계절시리즈 드라마를 만들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멜로드라마의 귀재 윤석호가 맡게 된다. 그렇다면 여주인공은 혹시 전지현?



2. 사쿠타로 역을 맡은 오사와 다카오는 곧 국내 개봉예정인 이와이 슈운지의 <하나와 앨리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리츠코 역을 맡았던 시바사키 코우는 동명 드라마의 주제곡을 직접 불러 여전한 노래 실력을 뽐냈는데 그녀는 <배틀로얄> <고> <환생> <착신아리> 등으로 국내서도 이젠 낯이 많이 익게된 배우다. <세상의 중심>에서를 만든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는 <고>에서 함께 작업했었다.  



◆ 본 글은 씨네서울(리뷰 코너)에도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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